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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자율 원피스 복장, 업무 효율에 어떤 영향 미치나
  • 기사등록 2020-08-10 21: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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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 입고 나온 원피스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본회의장에서는 별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국회 밖에서 논란이 되었지만, 여야 의원들은 원피스는 죄가 없다며 류 의원을 지지했다.


▲ (사진) 류호정 정의당 의원


류 의원은 "국회의 권위는 양복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을 잘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출근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을 잘할 수 있는 복장은 업무 효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자율복장이 업무 효율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9.4%가 이 같이 응답했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반면, 도움이 안 된다는 응답은 10.6%였다. 같은 조사에서 76.4%는 복장 자율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한 대기업 노무사는 "회사 고위 임원이 회의에 참석한다 하면 자켓과 뱃지를 착용하고 회의에 들어가는데 그럴 때는 스트레스가 있다"며 "우리는 하절기에 복장 자율화를 하는데 그래야 적정 냉방온도에서 업무 효율이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복장 자율화를 실시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부터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은 남성 반바지도 허용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지난 6월 복장 자율화를 실시했다.


자율복장은 경직돼 있는 사내 분위기를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노무사는 "복장이 편해지면 사람들 마인드도 그렇고 어느 정도 유해지는 영향이 있다"고 전했다.


김형준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수석임상심리사는 "복장도 직장문화"라며 "복장에 대한 규정이나 제한이 있는 것보다 자율복장이 훨씬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다만, 자율복장이 모든 업종에서 업무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복장자율 자체를 유연한 기업문화로 간주하지만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권상집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율복장을 무분별하게 유연한 기업문화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업종이나 회사 문화, 업계 현황과 상관없이 일반화해서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며 "학계에서는 자율복장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업종에서 긍정적이라고 하지만 모든 업종이 해당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는 핵심은 겉으로 보여지는 복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업문화라는 게 권 교수 설명이다.


그는 "미국의 경우 소프트웨어, 게임, 콘텐츠 업종에서 자율복장을 하고 있고 제조업이나 금융업에서는 여전히 정장을 착용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그 안에는 상사와 거침없이 토론하고 수평적 논의가 가능한 유연한 기업문화가 정착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복병이 있다면 인식이다. 인식이 변화하지 않은 채 복장만 바뀔 경우 직장 내 세대 갈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수석임상심리사는 "우리나라 기업문화에서는 자율복장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보다 윗사람들 생각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복장만 바뀌는 경우가 있다"며 "단순히 자율복장 문제가 아니라 기업문화나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성의 문제가 함께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보편적으로 요즘 젊은 세대가 타이트한 통제에 대한 거부감에서 자율복장을 선호하는데 모든 업종에서 일괄적으로 자율복장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꼭 정장이 아니더라도 캐주얼 복장 정도로는 변화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류 의원은 '노동법률'과의 통화에서 "유시민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백바지를 입었을 때는 퇴장했었는데 제가 원피스를 입었을 때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고 국회 내에서 그렇게 불편해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국회 안에서도 인식의 변화가 있는 것"이라며 "회사가 머리 길이도 검사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안하지 않나"라며 "복장을 규제하는 기업문화도 서서히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터에서의 '옷차림 지적'에 대한 여성 이용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류 의원에 지지를 보내는 취지로 '원피스 출근룩'을 입은 뒤 ‘인증 사진’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일부에서 주장하듯 류 의원의 복장이 국회법 제25조 '품위유지 의무' 위반 행위에 해당하는지 국회에 유권해석을 해달라는 진정을 냈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서울시 역시 '2018 뉴딜일자리 참여자 취·창업 과정 교안'에 '립스틱 색상은 적정한가요' 등 성차별적 내용을 담았다가 논란이 일자 교재 사용을 중단했다. 직장갑질119는 "옷차림 지적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며 표현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성추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한국 의원이 복장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며 "그녀의 위반행위는? 원피스를 입었다는 것"이라며 "한국은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페미니스트는 여성으로서 힘든 곳이라고 본다"며 "여성은 직장에서 차별과 성폭력 및 괴롭힘, 불합리한 미적 기준에 반발해 왔다"고 보도했으며,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여성 의원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본회의에 참석해 비판받은 이후 한국은 직장에서의 여성을 향한 구시대적 태도와 직면하고 있다"며 이번 일이 성차별주의 논쟁을 유발했다고 전했다.


[자료출처=인크루트 中 노동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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