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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미 지급 부모 공개 사이트 ‘배드파더스’ 과연 명예훼손일까 - 양육비 이행 강화를 위한 조속한 입법만이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의 열쇠
  • 기사등록 2019-11-14 23: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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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숭인 등 9명의 변호인단은 15일 수원지법에서 배드파더스 명예훼손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위한 제2차 공판 준비기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준비기일을 마치면 내년 1월 중순 경 국민참여재판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9명의 변호인단은 △법무법인 숭인 양소영, 이은영 변호사 △재단법인 동천 송시현, 정순문, 정제형 변호사 △사단법인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법무법인 제이앤씨 홍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정률 최희정 변호사 △사단법인 두루 이상현 변호사로 구성되어 있다.


▲ (사진) 배드파더스 명예훼손 사건 관련 9명의 변호인단 미팅


‘배드파더스’란 이혼 뒤 아이 양육비를 주지 않은 과거 배우자의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사이트로 지난해 7월 18일 만들어졌다. 이번 사건은 신상 공개가 된 사람들이 배드파더스 제보 창구 역할을 해 온 구본창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이다.


WLK(We Love Kopino)라는 단체에서 필리핀 코피노들의 양육비 청구소송을 돕는 일을 해온 구본창 씨는 한국에서도 양육비 미지급 실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사실상 배드파더스는 익명의 여성 활동가들이 운영 중이다. 최근 영상을 통해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와 미안함을 밝힌 바 있는데, 이들 역시 아이들의 생존을 책임져야 하는 한부모이기 때문이다.


구본창 씨는 배드파더스로 인한 고소 건 중 1건은 이미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수원지법 사건에는 현재 5건의 고소가 병합돼 있으며, 3건이 아직 수사 중에 있다. 추가 고소 건에 대해서는 검찰의 결론이 빠르게 날 경우 이 사건까지 포함하여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혼한 한부모들 중 80%, 미혼모들 중 92%가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양육비 미지급으로 고통받는 피해 아동의 숫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양육비 확보를 위해 가사소송법에 이행명령, 감치명령 등의 제도가 생겨나고, 양육비이행관리원이 2015년부터 설치·운영돼 왔지만 양육비 미지급률은 여전히 80%에 육박하고 있다.


OECD 주요 국가들의 경우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국민이 알아야 할 국가적 문제이자 공적 관심 사안으로 보고 강력한 제재 조치를 두고 있다. 국가 발급 면허증 및 여권 취소 등 행정조치에서부터 기소 및 구금, 징역형 등 형사조치뿐 아니라, 양육비 대지급 제도 운용을 통해 국가가 먼저 나서 아동빈곤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는 개인의 행위가 국가 의존적인 피부양자를 발생시킴으로써 결국 국가 재정을 위협한다는 인식 아래, 미성년 자녀를 유기하거나 부양을 거부하는 행위를 형사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아이다호주에서는 14년형까지 선고되는 중범죄이다. 미국은 양육비 채무자에 대한 위치탐색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양육비를 체납 중인 비양육 부모의 여권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캐나다 또한 양육비를 지속적으로 체납하는 비양육 부모에 대해 여권을 비롯한 각종 면허 발급 거부 규정을 두고 있다.


독일의 경우 양육비 미지급이 지속될 경우 최장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도 1만5000유로(한화 약 1900만원)의 벌금과 징역 2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부양의무위반에 대해 최소 6월부터 최장 3년까지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스위스는 최소 3일에서 3년까지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


15일 국민참여재판을 준비하고 있는 9명의 변호인단은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행위는 비방이 아닌 ‘아동의 생존권 보장’이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행해진 것이므로 ‘무죄’라는 입장으로 변론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변호인단은 배드파더스를 통해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는 단순히 생존권을 위협받는 한부모 가정에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만이 아닌, 양육비 미지급 실태를 알림으로써 법률적 제재 조치의 미비점을 드러내어 근본적 제도 개선을 이끌기 위한 일종의 사회운동’임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실제 배드파더스 제보 건수 대비 해결 건수의 비율이 27.5%(공개 건수 400건, 해결 건수 110건)에 이르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수치이다.


변호인으로 참여하는 법무법인 숭인 양소영 변호사는 “생존의 위협을 받는 자녀들을 끝까지 외면한 채 양육의무를 회피하는 나쁜 부모들이 늘고 있다. 미비한 제도로 인해 양육비 미지급 관행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제 양육비 문제는 사회적·국가적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미 1800년대부터 형사 범죄로 규정해온 미국처럼 우리도 양육비 미지급은 범죄이며 아동학대와 동일시해야 한다. 결국 한부모 가족의 빈곤은 사회 문제와도 직결되므로 국가가 먼저 나서 양육비 대지급제 등 강력한 법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숭인 측은 “현재 국회의원 정춘숙(운전면허 제한, 출국금지, 명단공개, 형사처벌 도입), 국회의원 이완영(양육비 대지급에 관한 특별법안)이 해당 법안을 발의한 바 있으나 아직 계류 상태에 있다”면서 “양육비 이행 강화를 위한 조속한 입법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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