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내역서와 승인내역서도 금융실명법상 비밀보호 대상인 금융거래 자료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 `신용카드 사용내역` 명의자 동의 없이 요구했다가는...

법률신문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형사2부는 최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5도9917).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노동조합 위원장이던 A씨는 학교 명의 법인카드 사용·승인내역서를 발급받을 권한이 없는데도, 이를 숨긴 채 카드사에 "전 총장 B씨와 전 이사장 C씨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카드사는 B씨와 C씨가 사용한 학교 명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서 등을 A씨에게 제공했다.

조사에서 A씨는 법인카드 사용내역서 등을 토대로 B씨와 C씨가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는 의혹을 확인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원 명령이나 영장 등의 사유를 제외하면 명의자의 동의 없이 금융거래 자료를 제공·누설·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금융실명법 제4조 1항은 규정하고 있다.

한편, A씨는 B씨와 C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전자메일 등을 통해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1심에서 법원은 "A씨가 피해자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이 인정된다"며 "A씨에게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제공받을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했지만 2심은 A씨의 명예훼손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지만,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A씨가 제공받은 법인카드 사용·승인내역서에 '카드사용일자, 가맹점명, 사용금액, 거래승인일시, 가맹점명, 승인금액'이 기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금융실명법 규정들을 종합해 볼 때 이러한 정보는 금융자산에 관한 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라고 할 수 없다"며 "이는 금융실명법상 비밀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상고심에서는 신용카드 사용내역서 및 승인내역서가 금융실명법이 정하고 있는 비밀보호 대상인 금융거래 자료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신용카드 거래의 특성상 카드회원과 가맹점, 가맹점과 카드업자 사이의 계약에 따라 예금이나 금전의 상환이 이루어진다"며 "이는 금융실명법상 '금융거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신용카드 대금에 관한 정보나 자료에 해당하는 신용카드 사용내역이나 승인내역은 금융거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에 해당한다"면서 A씨의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자료 출처=법률신문 뉴스]